8강전: 2위가 1위를 이기는 법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1위로 8강에 진출한 4팀, 스타 혼 로얄 클럽 (Star Horn Royal Club, SHRC), 나진 화이트 실드, 삼성 화이트, 삼성 블루는 그야말로 무적함대입니다.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하시다면, 이 4팀의 승패기록을 보면 됩니다. 1위 팀들은 총 25경기동안 단 4번밖에 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그룹 스테이지 2위 팀들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총 10패를 기록했습니다. 비록 기록에서 보여지는 격차는 명백하지만, 그렇다고 2위 팀들이 1위 팀들을 제치고 결승전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OMG - 나진 화이트 실드에게 도전하다




 2014년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한 한국의 3팀 중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나진 화이트 실드는 아마 1위 4팀 중 가장 울분을 억누르고 있는 팀일 것 입니다. 골드 격차를 벌리고도 패배한 클라우드 나인 (Cloud 9) 과의 경기뿐만 아니라 얼라이언스 (Alliance)에게 월드 챔피언십 사상 최초 퍼펙트 게임으로 패배한 기록은 나진 화이트 실드에게 잊고 싶은 기억입니다. 두 경기에서 확연하게 드러난 약점을 고려하면 나진 실드가 상위 4팀 중 가장 취약한 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OMG가 쉬운 경기를 하게 될 것이란 뜻은 아닙니다. 나진은 완벽한 시야 장악과 더불어 이어지는 선택에서 재빠르게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이에 비교해 OMG의 와딩 능력이 딱히 돋보인다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가오는 나진과의 대전에서 OMG는 시야싸움에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만약 시야장악에 실패해 나진 실드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한국 특유의 운영을 막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OMG가 우위를 가진 한 가지 요소가 있다면 바로 팀 전투입니다. 클라우드 나인은 5:5 팀 전투에서 뛰어난 전투 유도와 조직력으로 승부해 나진을 꺾고 놀랍게도 2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클라우드 나인보다 OMG가 난투에 능하다는 관점도 있다는 걸 고려하면 OMG에게도 기회는 있습니다. 중국 LoL 프리미어 리그 (LoL Premier League, LPL) 출신의 OMG는 팀 전투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중국 리그에서 단련한 팀입니다. OMG는 끊임없이 잦은 팀 전투를 이끌어내려 노력할 것입니다. 팀 전투에서 충분히 승리한다면 OMG가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에드워드 게이밍 – 스타 혼 로얄 클럽의 상승세를 막아라




 에드워드 게이밍 (Edward Gaming, EDG)와 SHRC은 수년간 LPL에서 격돌하면서 서로를 매우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네 경기에서는 SHRC가 3승 1패로 정글러 ‘Clearlove’가 이끄는 EDG에 우위를 보였습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역시 훨씬 나은 경기력을 보였기에 SHRC가 유력한 승리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대전은 정글러 간 맞대결의 결과로 판가름 날 것입니다. ‘Clealove’와 ‘inSec’은 세계 최정상급 정글러입니다. 맞대결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승리할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EDG는 ‘inSec’이 주 선호챔피언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금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렝가나 리신을 ‘inSec’에게서 가져 오는 것이 바로 ‘Clearlove’가 살아남아 승리할 수 있도록 그에게 생존장비를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inSec’이 그가 가장 선호하고 또 가장 공격적인 정글 두 정글 챔피언을 선택하지 못한다면, ‘Clearlove’는 팀의 스타 AD 캐리 ‘Namei’가 요즘 최고의 상승세를 달리는 AD 캐리 ‘Uzi’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도록 돕는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EDG는 오랜 LPL 라이벌을 꺾으려면 먼저 ‘Clearlove’가 봇 라인에 집중할 수 있게 상황을 조성해 승리의 동력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클라우드 나인 - 삼성 블루를 겨냥하다




 클라우드 나인은 북미에서 가장 전략적인 팀이며, 전략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삼성 블루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최고의 팀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팀원들의 개인 역량, 최정상의 시야 장악능력 및 강력한 운영까지 어디 하나 흠 잡을 곳이 없습니다. 가장 치열한 한국 지역에서 1위 시드를 받고 이 자리에 오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나인은 어떻게 삼성 블루를 막아낼 수 있을까요? 클라우드 나인에게는 다행히도 프나틱 (Fnatic)이 보여줬던 완벽한 예가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클라우드 나인은 최소한 라인전 단계에서 삼성에게 지지는 말아야 하고, 오브젝트 싸움에서 삼성을 이겨야 합니다. 삼성 블루 전략의 핵심은 스노우볼링입니다. 삼성은 전략적으로 라인전 단계에서 상대방을 압살하고, 거기서 오는 이득을 바탕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며 전 맵의 오브젝트를 장악하고 하나씩 목표물을 정복해 나갑니다. 만약 프나틱이 했던 것처럼 클라우드 나인이 삼성 블루의 스노우볼을 멈출 수만 있다면 삼성 블루를 이길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미드 라이너 ‘Hai’가 전략의 중심에 설 것입니다. 클라우드 나인 경기 운영의 숨겨진 두뇌인 ‘Hai’가 보여준 성공적인 결단 및 오더로 클라우드 나인은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Hai’는 팀이 안전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지휘하되, 너무 방어적이지는 않게 해야 합니다. 이득을 챙길 수 있을 때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하지만, 동시에 사상자 발생할 위험은 통제하는 선에서 경기를 운영해야 합니다. 5전 3선승제는 클라우드 나인에게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이고 영리하게 경기하기에 클라우드 나인은 대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삼성 블루에 적응할 것입니다.



팀 솔로미드 - 삼성 화이트란 철옹성의 균열을 노리다




 삼성 화이트는 현재 최고의 거물입니다. 무적무패의 삼성 화이트는 현재 월드 챔피언십 전체를 휩쓸어버릴 태풍 같습니다. 팀 솔로미드 (Team SoloMid, TSM)은 태풍 앞에 선 또 다른 희생양처럼 보입니다.


 형제팀 삼성 블루같이 삼성 화이트는 표면상으로 그리고 실제로도 완벽해 보입니다. AD 캐리 ‘임프’와 서포터 ‘마타’는 현재 찾아볼 수 있는 봇 듀오 중 단연 최강입니다. ‘댄디’ 역시 세계 최고의 정글러입니다. 탑 라이너 ‘루퍼’와 미드 라이너 ‘폰’ 역시 그룹 스테이지에서 10이 넘는 KDA를 기록한 걸 감안하면 팀의 누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TSM는 매우 강력한 상대를 면전에 두고 있습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삼성 블루를 꺾은 팀은 물론이고, 발목을 붙잡은 팀 조차 없었습니다. 북미 1위 시드 팀에게도 이 시련은 힘겨워 보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우선 라인전 단계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결을 피해야 합니다. ‘임프’와 ‘마타’를 피해 ‘Lustboy’와 ‘WIldTurtle’이 원하는 만큼 파밍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라인 스왑을 필수적으로 해야 합니다. 삼성 화이트의 봇 듀오를 마주할 탑 라이너 ‘Dyrus’ 절대 블루 봇 듀오에게 기회를 주지 말고 안전하게 경기해야 합니다. 동시에 정글러 ‘Amazing’은 반드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반드시 ‘Bjergsen’이 ‘폰’에게 승리할 수 있도록 미드 라인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된다면 과거 삼성 블루가 한국 리그에서 그랬던 것처럼 TSM은 삼성 화이트를 팀 전투에서 누르고 승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략은 나와있습니다. 남은 일은 실행하는 일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