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챔피언십에서 유독 탑 라인 챔피언들이 많이 금지되는 이유는?

 A조와 B조 경기 중 가장 많이 금지된 일곱 챔피언 가운데 다섯 챔피언이 탑 라인 챔피언이었습니다. SK 게이밍 (SK Gaming)의 ‘Fredy122’, 팀 솔로미드 (Team SoloMid, TSM)의 ‘Dyrus’와 다크 패시지 (Dark Passage)의 ‘FabFabulou’s까지 포함해 대부분의 탑 라이너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챔피언 명단과는 거리가 있는 챔피언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이유를 살펴보자면 먼저 각 팀에서 가장 강한 선수들이 탑 라이너였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선보인 ‘Fredy122’와 ‘Dyrus’의 실력을 봤을 때 탑 라인 챔피언을 금지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없던 다른 탑 라이너들 역시 탑 라인에 집중된 챔피언 금지를 선택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타이페이 어쌔신즈 (Taipei Assassins, TPA)는 8번의 챔피언 금지 중 스타 정글러 ‘Winds’가 단 한 번의 견제를 받았던 반면, 탑 라이너 ‘Achie’는 그를 겨냥한 여섯 번의 챔피언 금지를 당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탑 라인 챔피언이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유독 금지 당하는 걸까요? 정답은 팀의 구성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캐리형 챔피언: 공략하거나 혹은 지키거나


 이 문제에 관해 다음과 같은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사거리가 긴 캐리형 챔피언이 항상존재감을 뽐내면서 승리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메타를 상대할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누군가 캐리형 챔피언을 향하여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우리 팀이 적 캐리형 챔피언을 말살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길게 묶어두는 겁니다. 캐리형 챔피언에겐 불행하게도, 현재 탑 라인에서 가장 선호되는 챔피언들이 정확히 그런 역할을 수행합니다.


 지금까지 알리스타, 마오카이, 니달리 같은 챔피언들이 경기에서 가장 많이 금지를 당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모두 강력한 접근기를 기반으로 기동력이 낮은 캐리형 챔피언들을 추적해 제거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캐리형 챔피언을 중심으로 한 팀 구성을 한다면 자동적으로 이런 탑 라이너 챔피언들을 금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탑 라인 챔피언들이 금지되고 나면, 반대로 다른 라인에서는 많은 챔피언을 고를 수 있습니다. 봇 라인에서는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싶은 경우 생존형 챔피언인 잔나, 나미 같은 수비적인 챔피언 선택 대신 레오나, 쓰레쉬 같이 공격적인 챔피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도 있듯이, 좋은 공격카드가 있다면 굳이 수비카드를 뽑을 필요가 있을까요?


챔피언 선택 순서


 탑 라인 챔피언 선택에 따라 전체 팀 구성이 완전히 달라지는 상황에서 챔피언 선택 순서는 보통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만약에 블루 팀이 코그모를 첫 챔피언으로 선택한다면 레드 팀에서는 다이브에 능한 탑 라이너를 대항마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봇 라인의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서포터와 원거리딜러는 카운터 픽을 충분히 고려한 챔피언 선택을 해야 합니다. 만약에 트리스타나와 나미를 가져가려 한다면 확정 CC기 및 적극적인 다이브에 고통 받지 않도록 카운터 챔피언인 마오카이를 확실하게 금지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주목할 만한 선수


 물론 모든 탑 라인 챔피언 금지가 팀 구성만을 위해 이뤄진 건 아닙니다. 종종 탑 라이너 선수 자체에 집중해 해당 선수가 선호하는 챔피언을 금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SK 게이밍의 ‘Fredy122’는 아트록스와 니달리에 매우 능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SK 게이밍의 경기에서 상대팀은 그의 아트록스와 니달리를 항상 금지했습니다. 이에 ‘Fredy122’는 4 명의 다른 챔피언을 고르는 방식으로 응대했고, 팀이 지는 경우에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SK 게이밍을 향한 18 개의 챔피언 금지에서, 무려 16개가 ‘Fredy122’를 겨냥해 이뤄졌습니다. 소환사 여러분, 이쯤 되면 상대팀의 ‘Fredy122’를 향한 부담스러운 존경심의 표현이라고까지 생각할 수 있겠네요!